금오신화 [김시습]

from 도서관 2012. 3. 2. 16:29


芙蓉帳暖 香如縷  窓外霏霏 紅杏雨

樓頭殘夢 五更鐘  百舌啼在 辛夷塢


燕子日長 閨閤深  懶來無語 停金針

花底雙雙 飛蝶蛺  爭趰落花 庭院陰


嫩寒輕透 綠羅裳  空對春風 暗斷腸

脉脉此情 誰料得  百花叢裏 舞鴛鴦


春色深藏 黃四家  深紅淺綠 映窓紗

一庭芳草 春心苦  輕揭珠簾 看落花


연꽃 휘장 따뜻하고 향내가 퍼지는데
창밖에는 살구꽃 비가 부슬부슬.
다락 머리에서 새벽 종소리에 꿈 깨고 보니
개나리 무성한 둑에 백설조 우짖네.

제비 새끼 날로 자라는데 규방 깊숙이 들어앉아
나른하여 말도 없이 금 바늘을 멈추었네.
꽃 속에 나비들 쌍쌍이 날아
앞다투어 정원 그늘로 지는 꽃을 따라가네.

누그러진 추위 초록 치마를 스쳐 가면
부질없는 봄바람에 애간장만 끊어지네.
막막한 이 심정을 누구라서 헤아릴까.
온갖 꽃 만발한데 원앙새만 춤추누나.

봄빛이 황사양의 집에 깊이 잠겨
붉은 꽃잎 푸른 나뭇잎 사창에 어른대네.
뜰 가득한 봄풀에 봄 시름만 괴로워
살며시 주렴 걷고 지는 꽃을 바라보네.


금오신화는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등 5편의 소설로 이뤄져 있다.
위 시는 '이생규장전'에서 이생이 최씨 처녀 방에 들어갔을 때 그 방에 걸려있던 시들 중 하나.
한시는 한문으로 읽어야 맛이 제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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