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from 소요유 2007. 11. 7. 19:52

주로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데, 안에 빵집이 하나 있다. 근처에 빠리바게뜨랑 크라운베이커리가 있긴 하지만 넘 비싸게 느껴져서 하나로마트 안 빵집을 이용하곤 하는데 더럽게 맛없다. 가격도 별로 안싸다. 방금은 던킨도너츠의 그 흰가루 묻어 있고 안에 딸기쨈 들어 있는 거랑 비스무리하게 생긴걸 사와서 베어 물었는데 안에서 초록색 액체가 흘러 나온다. 욕나오게 맛없는데다가 대체 무슨 과일의 잼인지, 혹은 무슨 과일의 향이 첨가된 액체인지 알 길이 없다. 키위도 아니고 메론도 아니고 설마 오인가; 꼭 드라군 시체같은 것이.. 웩;

10시까지 환자가 한 명도 안오길래 추워서 그러나 싶었는데 12시까지 열 명이 왔다. 오랜만에 환자 많이 보니 적응이 안됐다. 어느 아저씨는 와서 다짜고짜 맥 잡아 보란다. 어디 아프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거짓말하면 어쩔거냐고, 맥으로 스스로 찾아내란다. 환자가 의사한테 거짓말하면 병 안낫는거죠뭐. 좀 쏘아붙였다. 바빠 죽겠는데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옥션에서 파는 2만원짜리 책장(보통 책장 크긴데 싸다)이 세 개째가 되었다. 겨울 가까워 오면서 태양 고도가 낮아지는 바람에 아침에 눈부셔서 아주 죽을 맛이었는데, 창문을 아예 책장으로 막아 버렸다. 싼데 꽤 쓸만하다. 예쁘고. 해도 잘 가려 주고;

이회창이 출마함에 따라 내과쌤과의 점심 식사가 더욱 힘겨워졌다. 가끔 고개만 끄덕여 주는데도 밥 먹는 내내 정치 이야기를 한다. 조선일보 음성 서비스를 받는 기분. 내과쌤은 산에 메아리가 없더라도 '야호'를 외치지 않을까. 그래도 참고 밥을 먹는 이유는, 일단 혼자 먹기는 좀 애매한데다가 약간의 마조히즘끼의 발동? 어떻게 보면 불교적 고행수행같기도 하다. 불교는 끝까지 고행이지만 내 고행은 쾌락의 극대화를 위해 차용한 정도랄까. 이러다가 내과쌤이 내년에 기한 다 채우고 나가면 나는 완전한 쾌락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고행 속에서 내 신체와 정신은 점점 더 예민해져 가고 있다. 물론 관성, 소심함, 귀찮음 등도 꽤 큰 역할을 하고 있긴 하다.


u.n.k.l.e - rabbit in your headlight (feat. thom yorke)

아니 이런 굉장한 뮤비가. 심지어 저 남자, 드니라방이다.
너를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너를 강하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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