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from 소요유 2008. 3. 6. 18:26

새해가 되니 위에서 이런 저런 압박이 많다. 허브 사업을 하라느니, 방문 진료 대상자를 늘리라느니 여건은 생각도 않고 막무가내다. 진료장려금도 계속 10만원 적게 주고 몇 달째 보험약도 안 넣어 주면서 요구는 지지리도 많아요. 그래도 별 수 있나, 하라는데. 그래서 오늘은 새로 몇 군데를 더 방문했다. 그리고 어이 없는 일이 있었다. 한 할머니 침 놔 드리고 나오면서 여사님한테 과거 연애 이야기 듣고 있는데 세렝게티에서 치타 튀어나오듯 어떤 아저씨가 와서 다짜고짜 이런다.
"당신들 이런거 하는거 좋은데 내 말 좀 들어 보소. 저 할매 어제 쌀이 떨어졌는데 이거 어쩔거요. 우리가 어제 쌀 사 넣어 줬다고. 당신들 돈 얼마 받아? 이런것도 중요한데, 그런 돈 받으면 이런 쪽으로도 좀 신경 써야 되지 않겄소? 좀 똑바로 하쇼. 수고하셨소."
이런 개썅것을 봤나. 걍 무시때리고 왔는데 생각할수록 열받는다. 병신이 읍사무소에 전화를 하든지. 지가 이장이면 지도 읍에서 돈 받아 처먹으면서 어디 대고 개소리야. 그 할머니 나라에서 매달 30만원씩 나오는데 나보고 뭘 더 해주라는 거냐. 내가 침 놓으면서 뒤주에 쌀 얼마나 있는지까지 보란 말이냐? 병신이 허구헌날 조중동문만 처보니까 공무원은 다 돈벌레로 보이고 자를수록 좋다 이거지뭐. 담주에 함 더 걸려 봐라 개색히 끝장을 보자고.

드디어 뚜레주르가 생겼다. 파리바게뜨 바로 옆에 생겨서 재밌게 됐다. 오늘 오픈이라 컵 준대서 가볼랬더니 인파가 고흐전 매표소 줄서듯해서 엄두가 안나더라. 할튼 이 동네는 참 신기해. 평소엔 쥐죽은 듯 조용한데 가게란 가게는 다 장사진이고 곳곳에 다방이며 모텔이며 심지어 미용실은 스무개가 넘는다(서른개 될지도). 좀비 마을같다니깐;; 어젠 보건소 바로 근처에 고등학교도 하나 새로 생겨서 앞으론 더 번성할 것 같다. 고딩들이 돌아 다니니까 동네에 활기가 돈다. 고딩친화적인 가게들이 좀 생기려나? 나도 그 덕 좀 봐야지.

그냥 하루 하루 밋밋한 나날들. 환자도 많고 몸도 피곤하고 별로 좋지 않다. 주말엔 서울이나 다니고 있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아직 못봤다(컴퓨터로는 봤지만). 아무래도 이번 주가 마지막 기회가 될 듯 한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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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좀 멋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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