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시집

from 도서관 2007. 12. 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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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집


          詠笠(영립)

浮浮我笠等虛舟 一着平生四十秋
부부아립등허주 일착평생사십추

牧堅輕裝隨野犢 漁翁本色伴沙鷗
목수경장수야독 어옹본색반사구

醉來脫掛看花樹 興到携登翫月樓
취래탈괘간화수 흥도휴등완월루

俗子依冠皆外飾 滿天風雨獨無愁
속자의관개외식 만천풍우독무수

가뿐한 내 삿갓이 빈 배와 같아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 구경하네.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하늘 가득 비바람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元生員(원생원)
                                 
日出猿生原(元生員)  
일출원생원 

猫過鼠盡死(徐進士)
묘과서진사

黃昏蚊簷至(文僉知)
황혼문첨지

夜出蚤席射(趙碩士)
야출조석사

해가 뜨니 원숭이가 들에 나오고
고양이 지나가니 쥐는 모두 죽더라.
황혼이 되자 모기가 처마에서 기어 나오고
밤에는 벼룩이 자리에 나와 쏘아대네.


김삿갓. 노래하고 웃고 춤추던 사람, 끝없는 축제의 삶을 산 사람.
전에 학교 도서관 신착도서 코너에서 읽다 만 것을 다시 읽었다. 중간 중간 그림들은 볼만한데 한글 풀이가 개판이다. 시인 두 명이 번역했는데 어찌 이리도 심심할꼬. 위 번역은 다른데서 긁은 것.
원생원, 서진사, 문첨지, 조석사 노는 꼴을 보고 원숭이, 쥐, 모기, 벼룩에 빗대는 시가 압권이다. 언어유희를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다니.
나도 대선 후보들을 예찬하는 오언절구를 지어 보았다.

          改版 1  판을 새로 짜다
          개판

爲長李明博  우두머리가 될 이명박
위장이명박
來巨鄭東泳  거인이 온다 정동영
내거정동영
老忘李會昌  나이를 잊은 이회창
노망이회창
謀至許京寧  지모가 지극한 허경영
모지허경영


          改版 2

聽薄而鳴薄  들을 줄도 모르고 목소리도 후지도다
청박이명박
不動政動靈  정치는 어림없고 귀신이나 설득하랴
부동정동영
不唱而回唱  안 부른다 해놓고 돌아와서 또 부르니
불창이회창
出永虛驚永  나와도 나와도 헛놀라기만 하는구나
출영허경영


다른 후보들도 넣고 싶지만 절구 형식과 운자를 맞추려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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