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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 통행로 - 발터 벤야민


아 진짜 이건 아니잖아!
도대체 이게 왜 만사천원이냐고. 문고판 제형이잖아? 표지만 이쁘면 다야? 180페이지도 안되잖아? 여백은 왜이렇게 많니? 종이 질도 안좋잖아? 번역이 썩 좋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인터넷 서평들을 가려서 읽어야 될 것 같다. 이게 무슨 아포리즘이야. 이정도 번뜩임, 이정도 통찰은 서점 시집 코너(제일 싼 코너니까) 가서 눈감고 랜덤으로 골라 잡은 책에서도 볼 수 있다. 물론 원태연 같은건 논외. 10년쯤 전에 서점에 갔는데 엄청 잘팔리는 곳에 엄청 잘팔리게 보이는 시집이 하나 있었다. 원태연 시집이었는데 딱 펼친 페이지에 있던 시가 너무나 강렬했었다. 하필이면 대한민국에 태어나, 하필이면 왜 너를 사랑하게 되었나.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당시 같은 반 애가 자작시라며 보여 준 시덥잖은 시와 너무나 흡사해서 충격이었지. 가격대 성능이 그 책과 비슷하다. 발터 벤야민을 욕하자는건 아니고, 이런 별볼일 없는 단상들을 책 네 권에 걸쳐 보통 책값 두배씩을 받아 먹고 파는 작태가 못마땅하다는 것. 나머지 세 권은 절대 볼 일 없을 것 같다. 하도 짜증이 나서 유명한 문예이론이라고 별거 있을까 싶기까지 하다. 문예이론을 샀어야지ㅠㅠ 인터넷에 꼴리는대로 서평 올리는 인간들, 반성해. 사유의 유격전을 위한 현대의 교본? 아주 유격전으로 책 팔아 먹는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끝으로 발터 벤야민이 책 속에서 한 말을 붙인다. 내가 바로 그 말을 하고 싶다.

생각된 대로 표현된 진리만큼 궁핍한 것도 없다. 그러한 경우 진리를 기록해도 서툰 사진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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