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from 분만실 2007. 10. 10. 23:30

          매미


땅에서 죽어라 고생한 매미는
7년 삭인 울음이 미워 그만 울어제쳤다.

하늘의 고막이 터지고 대지의 팔다리가 찢어져
비로소 은한이 삼경인제
나는 문득 배가 아파 밖으로 나갔다.

밤은 새까맣게 떨고 있었고
그 위에 모든 것의 시체와 모든 것의 자식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나는 그 위에 똥을 누었다.

태초의 바람이 터져 흐른제
매미와 세상과 엉덩이는
모두 제 노래를 불러댔다.

구름을 뚫고 심장같은 달이 펄떡였다.


_2003년 (태풍 매미가 지나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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