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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요유 2021. 11. 22. 20:45

오지 않을 것 같던 숫자가 도착했다.
주말에는 고등학교 친구 둘이 와서 실컷 놀다가 갔다.

20살의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세상에 내 흔적을 어떻게 남길지를 생각하고 있다.
아니면 어떻게 지울지?

주말에 영화 '장르만 로맨스'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보았다.
사실 내게 두 작품은 좀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그걸 떠나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줬다.

예닐곱 살 때 처음 맞닥뜨린 죽음, 그 영원한 '무'에 대한 생각을 다시 끄집어 내고 있다.
엄마가 환생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했을 때 사실 믿음은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가 한 말이니까 그저 꾹꾹 공포를 눌러 담으며 밀쳐내고 덮어두던 그 깊고도 거대한 허무 말이다.

나는 결국 죽을 것이다.
이 세계도 나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래도 여기에 뭔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는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

해피 버스 데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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