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al eclipse

from 소요유 2009. 7. 22. 12:12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일식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막 사위가 깜깜해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런 젠장 그거 다 날조된 거였어ㅠㅠ
뭐가 해가 80퍼센트나 가려져도 그냥 '조금 어두운 낮'일 뿐이잖아-_-;;

일식을 보긴 해야 되는데 셀로판지도 없고.. 여사님들한테 방사선 필름 있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없다 그러고... 그래서 생각한 게 카메라 필름!!


잘라서 대충 8장 정도 겹쳐서 보니까 눈에 무리 안가게 볼 수 있더라.
여사님들도 보여주고 내과 영광이도 보여주고 지나가던 꼬마도 보여주고 한참 그러고 있으니 옆의 복지관 사람들도 나와서 보고 그랬다. 무슨 축제 마냥 ㅎㅎ

사진도 찍어보자 싶어서 똑딱이-_-인 G7을 들고 나와서 필터 대신에 저 필름 뭉치 대고 열심히 찍었다.


삼각대도 없이 똑딱이로 찍어 보려니 눈 아프고 팔 아프고 에휴...

잘 나온 거 두 장 첨부!




사실 난 개기일식이란 것에 환상을 갖고 있었다. 평소 쓰는 아이디도 고딩 때 total eclipse를 변형시켜 만든 거였고.. 개기일식 관련해서 시도 하나 썼었다. 뭐랄까, 일식이 지나가고 나면 세상이 완전히 새로워질 것만 같은 느낌? 달로 오래된 태양을 한번 슥 문질러 닦는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리하여 일식이 지나가면 태양의 첫 비춤이 다시 도래할 것만 같았다.

오늘 다시 겪은 일식은 환상을 좀 앗아가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멋졌다. 내가 우주의 일원임을 재확인받고 있는 것 같았다.



요건 플라시보 신보 'battle for the sun' 앨범 커버. 이것도 개기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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