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권력자들의 횡포를 방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 그리고 사회가 통설과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법률적 제재 이외의 방법으로 윽박지르면서 통설을 행동 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사회는 이런 방법을 통해 다수의 삶의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그 어떤 개별성도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아예 그 싹조차 트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급기야는 모든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을 사회의 표준에 맞도록 획일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강조하지만, 집단의 생각이나 의사가 일정한 한계를 넘어 개인의독립성에 함부로 관여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런 한계를 명확히 하여 부당한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정치적 독재를 방지하는 것 못지않게 긴요하다.


자유의 기본 영역으로 다음의 셋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내면적 의식의 영역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실제적이거나 사변적인 것, 과학, 도덕, 신학 등 모든 주제에 대해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 그리고 절대적인 의견과 주장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말이다. 의견을 표현하고 출판하는 일은 타인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른 원칙에 의해 규제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도 생각의 자유만큼이나 중요하고 또 생각의 자유를 보호해야 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보호되어야 하므로, 이 둘을 떼어 놓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어렵다.
둘째, 사람들은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를 지녀야 한다. 각각의 개성에 맞게 자기 삶을 설계하고 자기 좋은 대로 살아갈 자유를 누려야 한다. 이러한 일이 남에게 해를 주지 않는 한, 설령 다른 사람의 눈에 어리석거나 잘못되거나 또는 틀린 것으로 보일지라도 그런 이유를 내세워 간섭해서는 안 된다.
셋째, 이러한 개인의 자유에서 이와 똑같은 원리의 적용을 받는 결사의 자유가 도출된다. 다시 말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한, 그리고 강제나 속임수에 의해 억지로 끌려온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성인이 어떤 목적의 모임이든 자유롭게 결성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정부 형태를 가지고 있든 이 세 가지 자유가 원칙적으로 존중되지 않는 사회라면 결코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이런 자유를 절대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누릴 수 있어야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유 가운데서도 가장 소중하고 또 유일하게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자유를 얻기 위한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 각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는 자유이다.


대중 여론은 조금이라도 개별성을 발휘하는 것을 용납하려 하지 않는데, 현재 그것이 흘러가는 방향에는 한 가지 특성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지적인 면뿐만 아니라 취향도 덤덤한 편이다. 그들은 취미나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한 욕구가 그리 강렬하지 않기 때문에, 관례를 벗어난 것은 기피하려 하고, 다른 사람이 관습과 어긋나게 행동하려 들면 그것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런 모든 행동을 야비하고 무절제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흔히 사람들이 그렇듯이 경멸한다. 이런 일반적 경향에 덧붙여, 도덕을 향상시키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우리가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오늘날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의 행동을 규칙화하고 일상적인 기준을 넘는다 싶은 것은 막으려 든다. 박애주의자들은 우리 이웃들을 도덕적이고 신중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아주 애를 쓰고 있다. 이런 시대적 경향 때문에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 보편적인 행동 규칙을 따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따르도록 압력을 가한다.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어느 것도 강력하게 열망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그 기준이다. 아무런 뚜렷한 성격이 없는 것을 이상적인 성격으로 삼는다. 그래서 남보다 특출하게 두드러지고, 보통 사람이 볼 때 눈에 띄게 이탈하는 듯한 개성은 사정없이 짓눌려버려서, 마치 중국 여인들의 전족처럼 불구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수능 칠 때 논술 대비용으로 요점만 간략하게 정리된 걸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의 요점은 간단한데, 그걸 꽤 길게 알기 쉽게 풀이해 놓았다. 이 정도면 명박이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과대평가인가? ㅎㅎ
밀은 인간이 진리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밀이 진리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인간이 점차 그 진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고, 그러기 위해서 특정 집단이 진리의 지분을 어느 정도 소유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구속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개개인에게 무한한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만인의' 진리란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무한한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