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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잠자 2007. 10. 30. 11:56
내 관사만한 차가 또 보건소에 왔다. 암검진 차량이다. 저번에도 왔었는데 그때 왔던 산부인과쌤은 안보인다. 부러워 죽겠다. 오전에 저렇게 일하고 오후엔 집에 가서 쉰단다. 공무원이니 주5일이고 월급은 1000 정도 받는다고. 내 생활과 다른 점은 월급 정도? 내가 양방 전문의라면 무조건 저런거 할텐데. 난 진짜 많이도 안바란다. 대충 대졸 취업자의 평균 연봉 정도만 주면 감사히 받고 일할 수 있다. 공보의 3년이 천국인데.. 2010년부터는 막막하다. 사회의 경쟁 체제 속으로 들어가기가 싫다. 조금 더 벌기 위해서 환자에게 거짓말을 하고 야간 진료를 하고 주말을 반납하는 일 따위는 역겹다. 도대체 돈을 벌어서 어디에 써먹으려고 그러나. 그들에겐 미래만 있다. 행복은 항상 유예된다. 죽을때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작정? ㅋㅋㅋ 아 난 천상병 좋아하는데.. 우리 고등학교 선배님! 암튼 그래서 유시민이 중도 포기한 것이 안타깝다. 정책 노선도 내 바람과 비슷하지만 무엇보다 보건의료 쪽 정책이 맘에 들었는데. 그가 대통령이 되면 어쩌면 천년 만년 공보의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흑ㅠㅠ

이따 본소 내과쌤이 놀러 온다. 오랜만에 고기!!도 구워먹고 해야지. 아무래도 이 동네에선 그쌤하고 제일 친해질 것 같다. 일단 다른쌤들처럼 안하무인스럽지 않고 경상도 말투가 푸근하다. 의사들 중에 그런 사람들은 드물다. 다들 뭐가 그리 잘났는지 절대 지려고 안한다. 우스울 뿐이다. 의학 분야를 제외하면 다른 쪽에선 개뿔도 모르면서.


어른아이 - b tl b tl